제 목 단거리 선수는 `근육 탱크`…장거리는 `고연비 산소 엔진`
작성자 클럽마라톤 - 2012-08-10 오후 12:52:58 


육상의 재발견

심폐기능·하지근육 키우고 상체 균형 이뤄야 최고 속도
1만m 이상 장거리 준비 땐 4~6개월 기초체력 다져야


 

 

 

 

세계 3대 스포츠이벤트의 하나인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오는 27일 대구에서 개막된다. 육상은 모든 운동의 기초로 순발력 지구력 근력을 종합적으로 키워준다. 젊은 사람이라면 기록 향상을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평생 기초체력을 다지고 도전정신을 고취할 수 있다. 나이 들어서는 조깅(자기체력에 맞게 초당 2~3보로 달리는 유산소운동) 등으로 심폐기능을 향상시키고 군살과 잉여분의 혈당과 혈중지질을 빼 성인병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종목별로 운동생리 크게 달라

육상 중 달리기는 주행거리에 따라 운동생리가 확연히 다르다. 에너지대사와 관련한 운동생리는 크게 3가지로 나뉜다. 우선 세포 속에 저장된 APT(아데노신3인산)와 크레아틴인산이 각각 ADP(아데노신2인산)+인산,크레아틴+인산으로 분해되면서 생산되는 에너지가 모든 근육운동의 기본이다. 주로 단거리인 100m,200m,110m허들에서 이런 에너지가 사용된다.

고강도 단거리 달리기에서 약 8초간 이런 에너지를 쓰고 나면 무산소상태에서 탄수화물이 분해(해당)되면서 ATP에 의한 에너지공급이 이뤄지고 운동노폐물인 젖산이 생성된다. 주로 400m,400m허들에서 이런 대사과정이 활용된다.

ATP 및 크레아틴인산 대사와 무산소적 해당작용으로 단시간 내 고강도 운동을 수행할 수 있으나 근육 내에 피로유발물질인 젖산이 허용치 이상 축적되면 더 이상 운동할 수 없다. 단시간 고강도 운동은 탄수화물을 태우지만 지구력을 필요로 하는 30분 이상 달리기에서는 장시간 저강도 운동모드로 바뀌어 지방을 대사시키는 과정으로 점차 바뀌어간다. 이때 산소가 충분히 공급되면 근육에 저장된 글리코겐은 이산화탄소와 물로 완전 분해돼 ATP를 재합성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를 생성하게 된다. 그래서 중장거리운동을 유산소운동이라고 부르고 몸에 뱃살을 빼려면 최소 30분 이상의 달리기가 필요한 것이다.

단거리 스프린터는 엄청난 순간 파워를 요구하기 때문에 전신근육이 우람하다. 반면 1500m이상 달리는 중장거리 선수는 근육은 적되 산소를 효율적으로 쓸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 전문가다. 근육은 순간 강한 파워를 발휘하는 속근(백근)과 유산소운동을 이용해 장시간 약한 힘을 발휘하는 지근(적근)으로 나뉘는데 단거리선수는 속근 대 지근의 비율이 3 대 1인 반면 장거리선수는 1 대 4로 역전된다.

◆달리기는 전신근육을 단련

달리기를 하면 하지근육이 종합적으로 발달한다. 앞다리는 공중에 떠 있고 뒷다리는 땅에 붙어 있는 순간(입각기)에는 뒷다리의 장딴지근육(비복근),가자미근(종아리근육),아킬레스건(장딴지근육과 가자미근을 발뒤꿈치에 연결시키는 힘줄) 등에 힘이 실린다. 뒷다리가 거의 땅에서 떨어져 앞발이 한 걸음 나가는 이륙기에는 앞다리 뒤쪽 허벅지의 햄스트링(슬굴곡근:대퇴이두근 반건양근 박막양근의 총칭)과 복근이 작동한다. 이어 앞다리가 착지할 때에는 앞쪽 허벅지의 대퇴사두근(특히 대퇴직근)과 햄스트링이 지탱하는 역할을 맡는다.

달리기를 잘하려면 복근과 등뒤의 척추기립근(척추 양옆을 따라 상하로 길게 뻗은 근육)등 상체를 지탱하는 근육이 튼튼해야 한다. 어깨의 삼각근이 팔을 흔들 때 균형을 맞춰줘야 한다. 이밖에 어깨 갈비 가슴을 둘러싼 여러 근육이 달릴 때 상체의 유동성을 보조적으로 잘 잡아줘야 최상의 속도를 낼 수 있다. 다리를 몸통 쪽으로 끌어올리고 앞으로 내밀고 착지하는 동작이 리드미컬하게 될 때 기록이 향상되고 운동효과와 자세도 좋아질 수 있다.

장대높이뛰기 높이뛰기 멀리뛰기 삼단뛰기 등도 조주-도약-굴신-착지 등의 과정에서 상하체 근육의 조화가 이뤄져야 최고의 성적이 나온다.

◆만병을 낫게 하는 달리기

느린 속도로 달리면 유산소운동 효과가 나타나 심혈관 및 폐가 자극을 받아 순환 · 호흡능력이 증진되고 체지방이 분해된다. 뼈도 튼튼해진다. 이를 통해 순환기질환과 비만,당뇨병,골다공증을 예방할 수 있다. 여성은 35세 이후 매년 뼈의 무기질 함량이 1%씩 감소하고 폐경 이후에는 급격히 감소한다. 남성도 50세 이후 무기질 함량 감소가 가팔라지기 때문에 적정 강도의 달리기가 추천된다.
 

최대 맥박 수의 60~70%(옆사람과 대화하며 달리는 수준)로 매주 3회,한 번에 30~40분 이상 달리기를 하면 좋다. 1만m달리기 시합을 준비한다면 운동초심자는 4~6개월간 기초체력을 다져야 하지만 평소 운동을 해온 사람은 4~6주면 충분하다. 왜냐하면 심폐능력과 근력을 동시에 다져야 하기 때문이다. 직업적인 운동선수는 매주 2~3회 근력운동을 시행하는데 시합에서는 근력보다는 근지구력이 더 중요하다. 선수들은 1주일 중 4~5일 정도만 달리기 훈련을 하고 하루는 운동에서 완전히 자유롭고 1~2일은 다른 운동이나 회복운동으로 보낸다. 달리기는 상당한 인체피로를 유도하기 때문에 일반인은 매일 하면 무리가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선수들도 한 나절 또는 하루 이상의 간격을 두고 예선을 치르는 것이다.

초심자는 5~15분간 준비운동으로 무릎과 발목을 충분히 풀어주고 처음에는 걷기와 달리기를 합해 15~30분 정도 하다가 점차 시간을 늘리고 달리기 비중을 높이면 좋다. 그러나 무릎 · 발목이 좋지 않거나 60대를 넘기면 주 4회 이상 또는 빠른 속도의 달리기는 자제할 필요가 있다.

도움말=박원하 삼성서울병원 스포츠의학센터 교수, 이정호 한국체대 교수, 러닝 아나토미(푸른솔 간)